날이 많이 추워졌어요 오늘은 영하권까지 내려갔답니다 ㅜㅜ
모두들 몸 따듯하게 이 시국에 감기 안 걸리게 조심하고
마음 따듯해지라고 고경숙 시인의 "달의 뒤편"중에 꽃 기름 주유소라는 시를 소개해볼라 합니다.
모두들 몸과 마음 따듯하게 오늘 하루도 화이팅하세요 :)
음악은 (김광석/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)입니다.
www.youtube.com/watch?v=llYG9PWOSnU
(꽃 기름 주유소 / 고경숙)
얼었다 녹은 봄날 산벼랑
백설기처럼 푸슬거리는
산옆구리를 쥐고 달린다
포장을 마다하고
일부러 견고하지 않은 길은
덜컹이며 바람을 타다
오르막에서 멈춘다
계기판에 불이 들어온 지 한참,
고갯마루 작은 주유소엔
대형 탱크로리에서 꽃무더기를
옮겨 담고 있다
고객님 얼마나 넣어드릴까요?
나는
L당 가격표를 보는 대신 꽃향기를 맡아본다
들꽃유로 가득이요
서둘러 주유기를 꽂고 뒤차로 간다
내 뒤 봉고는 콩기름을 주문한다
주유원이 탁탁 엉덩이를 치면
꽃향기를 내뿜으며 부릉거린다
카드전표로 가져온 꽝꽝나뭇가지에
손도장 꾹 눌러주고
출발!
손님, 내리막길은 무동력이구요,
봄은 비과세입니다.
시를 읽다 보니 그냥 이 노래가 떠오르더라고요. 꼭 봄 이야기라고 봄만 떠오르는 건 아니니깐요 ㅎㅎ
상큼발랄한 꽃향기 가득한 화사한 시이지만 저는 부모님이 생각나더라고요.
부모님도 화사한 시에 나온 거처럼 사셨을까? 하고 말이죠.
여하튼! 이제 슬슬 영하권으로 내려가는 걸 보니 많이 추워질라나 봅니다. 여러분들도 옷 따듯하게 입고 다니세요 :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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